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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독후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애거서 크리스티

신도비 2023. 8. 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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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꼽히는 추리 명작인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읽었다. 생각보다 짧은 편이라 이틀 만에 후루룩 읽었다. 줄거리는 지인이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 병정 섬에 모인 10명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맨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이름을 외우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책이 생각보다 짧아서 더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책은 으스스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나면서, 전개가 매우 빠르다. 그리고 소혀 통조림은 왜 있는 거지. 누가 먹는 거야... 처음 들어봤는데, 궁금하긴 하다. (나는 소혀는 훠궈집에서만 먹어봤다. 쫄깃하며 맛있음)

 

줄거리는 차치하고, 결국 마지막에 범인은 밝혀진다. 경찰이 밝혔다는 것은 아니고, 범인의 편지로 인해서 밝혀진다. 범인은 이러한 모든 것을 예상한 것인지, 범행의 자세한 내막을 편지로 써서 유리병에 담아 바다로 떠나보낸다. 따라서, 이 유리병이 발견이 되었을지 안되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열린 결말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사람은 누구나 내면에 "악"을 숨기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엄청난 스포를 하자면, 범인은 워그레이브 판사이다. 이 사람은 본인이 재판을 하면서 피고의 죄를 판단해야 하는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판단을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본인의 생각만이 옳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세상에는 많은 경우의 수가 있다. 범죄를 저지르고 벌을 받는 사람, 범죄를 저지르고도 법의 망을 피해 벌을 받지 않는 사람. 그리고 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는 사람 등. 경우의 수가 많다. 

 

워그레이브 판사는, 자신의 범행을 자세하게 적은 편지에서, 시튼에게 유죄를 내림으로써, 본인의 살인에 대한 욕망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 사람에게는 원래 살인의 욕망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상황에 의해 생긴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이 욕망이 깨어남으로 인해서, 다른 피해자들을 찾아다니게 되었고, 그 결과 본인 외의 10명의 피해자들을 섬에 함께 가두어 벌을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죽이는 순서도 매우 흥미로웠다. 실제 벌을 주듯, 죄가 더 중할수록 뒤늦게 살해당하게 하여 공포감을 배가 시켰다. 

 

솔직히 읽으면서, 그냥 진짜 아무도 없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도 했다. 그냥 이 사람들이 다들 죄를 지었고, 너무 paranoid 한 생각들로 착각을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결론을 보고 나니 그럴만하다고 생각했다. 앞에서 나온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오지랖 넓게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고 벌을 줄 만한 사람은 워그레이브 판사뿐이었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본인을 살해하고, 증거를 숨기는 트릭으로 수사를 미궁에 빠트리며, 미래의 수사관들이 우왕좌왕할 것을 생각하며 희열을 느꼈던 판사는, 결과적으로 진정한 범죄자로 끝난 것 같다. 판사라는 직업에 걸맞게 그렇게 변한 자신을 자신의 손으로 없애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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