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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독후감]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신도비 2023. 8.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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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읽은 후에 찬찬히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려고 한다. 그 두 번째 타자는 바로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에르퀼 포와로라는 탐정 캐릭터가 나오는 첫 작품이자, 크리스티의 데뷔작인 소설인데, 이게 데뷔작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상상력이 정말 풍부한 것 같다. 아무래도 첫 작품이다 보니 풀어가는 방식이 뭔가 좀 답답하다고 느껴졌는데, 아서 헤이스팅스라는 캐릭터의 1인칭 시점으로 쓰여서, 더욱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캐릭터 자체가 약간 답답..) 
 
 줄거리는 나무위키나 다른 블로그에서도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간략하게 설명을 해보자 한다. (나중에 내가 까먹을 수도 있기 때문은 아니다.) 먼저, 피해자는 에밀리 잉글소프 라는 노부인인데, 이 부인에게는 젊은 새 남편, 그리고 전남편의 아들 두 명, 존 캐번디시 와 로렌스 캐번디시 가 있다. 전남편은 부자였는데, 죽으면서 아내인 에밀리에게 돈을 상속하고 떠났다. 따라서 전남편의 아들들은 위치가 애매해졌다. 계모인 에밀리가 잘 챙겨주는 것이 맞지만, 애매한 상황으로 묘사된다.

따라서, 이 노부인이 죽게 된다면, 유산의 행방이 어디로 갈 것 인가가 소설의 핵심 포인트라고도 할 수 있다. 노부인에게는 이들 말고도, 가깝게 지냈던 지인들이 있었는데, 에밀리 하워드라는 친구, 그리고 옆방에 방을 얻어준 신시아 머독, 며느리인 메리 캐번디시 등, 다른 인물들의 이해관계도 잔뜩 엮여 있었다.

클리셰적인 표현이 있다. 남편이나 아내가 죽는다면, 제1용의자는 바로 그 배우자이다. 따라서 에밀리 잉글소프가 죽는다면, 그 새 남편 잉글소프 씨가 가장 먼저 용의 선상에 오른다. 포와로 탐정은 세세한 실마리들을 찾아다니며, 추리를 해나가, 이러한 예상을 뒤엎고 뒤엎어서 결론에 다다른다.



***스포주의***

초콜릿바른 황화 스트리크닌 출처: Reddit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 남편이 죽인 게 맞았다! 난 맨 처음에는 너무 뻔하지 않나? 싶고 스토리 라인도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에, 아 아니다 이건 아들이 재산이 다른 곳으로 샐까 봐 죽인 거다 하고 생각했는데, 남편이 죽인 것이 맞았다.

제일 흥미로웠던 부분은, 1920년대의 약품 사용 등이다. 수은 등 지금은 위험한 화학물들을 예전에는 약품으로 사용하고, 실제로 사람들이 낫고 있다고 믿었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노부인 에밀리 잉글소프의 죽음에 실제로 사용된 독극물인 스트리크닌의 존재를 알게 되니 매우 신기했다. 실제 두통약 인가로 쓰던 것이었는데, 화학반응을 이용하면, 독 성분만 침전되는 것을 사용해 사람을 손쉽게 죽이다니... 아주 똑똑했다.

실제로 이러한 침전 문제는 기본적인 화학 지식이다. 예를 들면 AgNO3 용액에 NaCl을 섞으면, 하얀 침전물이 생기는데, 이 침전물은 AgCl이다.


포와로 탐정의 말대로 너무 똑똑해서 모든 게 더 의심스러웠던 것 같다. 또 다른 흥미로웠던 점은, 바로 노부인의 친구였던 에벌린 하워드와 새 남편 잉글소프가 연인이었고 공범이었던 점이다. 스토리 초반, 하워드는 화를 엄청 내면서, 새 남편이 에밀리를 살해할 거 라면서 떠났다. 근데 알고 보니 그게 사실이었고! 공범이었고! 입틀막... 진짜 놀랬다 이 부분은...

또 다른 포인트는, 1920년대에도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었다는 점이다. 새 남편 잉글소프는, 누가 봐도 자신이 범인인 것으로 몰릴만하게 증거와 상황을 세팅했다. 그 이유는 이미 법원에서 무죄를 받은 사람은 같은 죄목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일부러 체포되길 바라며 행동한 것이다. 재밌는 포인트였다.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의 장점은 여러 명의 용의자가 피해자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와 관점을 가지고 있고, 추리를 해나가면서, 이러한 이야기들이 밝혀진다는 것이다. 이 복잡한 이해관계들이, 살인이라는 하나의 포인트, 충격을 통해 수면밖으로 드러나게 되는 점이 흥미롭다.

아직까지는 범인을 맞춰보지 못했지만, 언젠간 범인을 나 스스로 찾을 수 있길 바라며,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된다! (헤이스팅스 제발 눈치 좀 키워... 1인칭 시점이라 답답해 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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