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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Elemental (2023)

신도비 2023. 8. 16.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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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는 영화를 보기 전에 트레일러를 보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서, 이번 영화도 그냥 바로 가서 봤다. 인스타에서 돌아다니는 짤로는 과학적인 요소가 많다고 해서 아주 흥미롭게 생각했다. 

 

일하고 운동하고 후다닥 씻고 헐레벌떡 영화관에 갔는데, 실제 영화는 7시 15분인가 시작했음ㅋㅋㅋㅋㅋㅋ 광고 30분 실화입니까??

Elemental의 두 주인공, Ember and Wade

줄거리는 대부분 알겠지만, 불과 물인 두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느낌이 든다. 제너럴하게 따지고 보면, 엘레멘탈 도시(약간 신대륙이나 지금의 미국과 같은 느낌)의 이민자인 부모님을 둔 엠버는, 부모님의 상점을 이어가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다. 그 와중에 웨이드를 만나서 고난과 역경을 헤쳐가고, 또 자신에게 맞는 직업도 찾는 이야기. 그리고 결국 해피엔딩으로 둘은 이어진다.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인물들 (무생물)로 흔한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 아주 흥미로웠다. 감독님과 작가님들은 어떻게 이런 신박한 소재들을 생각해 내는지 참 신기할 따름... 나는 예상외로 영화를 볼 때 디테일을 보는 편인데, 그래서 이 영화가 더 좋았다.

 

예를 들면 미네랄이 섞인 광석을 밝고 불 색이 달라진 엠버라든지 (아래 사진 참조). 아니면 엠버가 풍선 열기구를 이용해서 공중을 떠다니는 장면도 매우 좋았다 (실제로 뜨거운 바람은 찬바람에 비해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 찬바람은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에어컨도 방향을 위쪽으로 해놓거나 천장형 에어컨이 좋은 이유). 그래서 과학적인 포인트들은 재미있게 보았다. 유리공예를 하는 엠버도 매우 인상적. 실제로 유리를 모래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광석 밟고 불 색이 달라진 엠버.

스토리 라인은 물답게 자유로운 웨이드가 엠버를 만나고, 서로 다름에 이끌리고, 좋아하지만, 엠버는 웨이드를 인정하지 않고, 그렇게 버티다가 결국 맞이하는 해피엔딩.. 감동적 스토리.. 사실 웨이드와 엠버의 러브스토리도 감동적이긴 했지만, 나는 엠버의 아빠가 열심히 살아온 인생도 감동적이었다. 사실 엠버 부모님이 임신 사실을 알고 새로운 도시로 와서 정착해, 엠버를 낳아 키우는 과정이 나올 때 (영화 극초반부)부터 펑펑 울었다는 건 비밀.. 먼 타지에서, 아등바등 공부하면서 사는 나의 모습이 이입돼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타지 생활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즐겁지 않다 (역지사지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유학을 하고, 해외에서 공부한다고 하면, 엄청난 부자일 것 같고, 항상 파티할 것 같은 이미지가 박혀있다. 근데 그 사실과 나는 다르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오해를 내가 다 풀어줄 수는 없기에, 오는 괴리감이 있기는 하다. 나는 그냥 하루종일 오피스에서 실험하고 공부하고, 밥 제대로 챙겨 먹으면 다행인 생활들을 하는 게 다인데 말이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던, 눈물 콧물 다 뽑은 영화였다. 

 

한줄평: 눈물 줄줄 감정이입하게 되는 인생영화. 블루레이 나오면 사고 싶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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